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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틋한 사랑 만년설에 갇히다

융프라우는 높이 4158m의 봉우리로 ‘젊은 아가씨’라는 뜻. 만년설을 즐기는 전망대는 ‘젊은 아가씨의 어깨’라는 뜻을 가진 융프라우요흐 능선에 위치한다.  

스위스 융프라우요흐에서는 알프스산맥의 만년설과 빙산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풍경과 알프스의 장대한 자연으로 대표되는 나라 스위스.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자신의 나라를 지켜낸 강인한 국민성과 프랑스 대혁명 당시 목숨을 내걸고 프랑스 왕실을 지켰던 근위대가 보여준 신뢰로 금융의 중심지가 되어 부를 이룩한 나라가 스위스다. ‘작지만 강한 나라’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나라 중 하나다.  

국토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과거 스위스를 빈곤하게 했던 알프스는 지금 스위스 관광수입의 주 원천이다. 알프스 봉우리에 오르기 위해 여행자들이 찾는 도시 중 인터라켄(Interlaken)은 그야말로 알프스 관광의 전진기지. 두 호수 사이라는 뜻의 ‘Inter Lakus’에서 이름이 지어진 인터라켄은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사이에 위치하며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Jungfrau) 관광의 시작점이다.  

융프라우는 높이 4158m의 봉우리로 ‘젊은 아가씨’라는 뜻이다. 여행자들이 만년설을 밟고 즐기는 전망대는 봉우리 아래 ‘젊은 아가씨의 어깨’라는 뜻을 가진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 능선에 위치한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인터라켄 동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한다. 열차는 크게 원을 그리는 형태로 놓여 있는 철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산 속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기차를 갈아타며 지나게 된다. 대표적인 마을은 동역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마을 그린델발트(Grindelwald)와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마을 라우터브루넨(Lauterbrunen)이다.  

그린델발트는 마을 어디에서나 아이거(Eiger) 북벽이 보이는 작은 마을로 겨울이면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에서는 융프라우요흐뿐만 아니라 피르스트(First)와 맨리헨(Mnnlichen)으로도 오를 수 있다.  

라우터브루넨은 그린델발트보다 조금 작은 마을이지만 특유의 여성적이고 귀여운 분위기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마을 어디에서나 보이는 슈타우바흐 폭포(Staubbach Falle)는 마을의 수호신과도 같은 느낌으로 괴테가 이 폭포를 보며 시상을 떠올렸다고도 한다.  

융프라우요흐로 올라가는 등산열차의 마지막 환승지 클라이네 샤이데크(Kleine Scheidegg). 가까이 보이는 아이거 북벽이 장엄한 느낌이며 여름에 가끔 보이는 눈사태 광경은 멋지기만 하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융프라우요흐에 오르는 열차에 타자. 급격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찾아올 고산증세를 방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빨간색 열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오르면 도착하는 융프라우요흐 역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 역에서 나오면 레스토랑, 우체국, 이메일 단말기 등이 곳곳에 있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스핑크스 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장대한 알레치 빙하와 알프스 고봉들이 만들어내는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이 광경을 만끽하고 만년설을 밟아보자. 엄숙히 서 있는 묀흐(Mnch) 봉우리와 융프라우 봉우리 사이의 우아한 능선은 만년설을 밟으며 자연을 느끼고자 하는 여행자로 늘 붐빈다. 눈썰매·자일타기 등 여러 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스노 펀(Snow Fun)은 올해 벨트컨베이어가 설치되어 더욱 편리하게 만년설 위의 놀이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 능선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사랑에 빠진 젊은 총각(아이거)과 아가씨(융프라우) 사이를 수도승(묀흐)이 가로막고 서서 그들의 사랑을 방해한다는 것. 수도승의 심술 때문인지 간혹 짙은 구름 때문에 여행자들은 구름 속에 갇혀 그저 인간이 만들어놓은 전망대 건물 안에서 지금 자신이 높은 곳에 있다는 것만 느끼고 오는 경우도 많다.  

아무도 모른다. 수도승의 심술이 언제 발휘될지. 그래서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요흐로 오르려는 여행자들은 늘 기도를 드린다. 일생에 한 번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수도승이 망쳐버리지 않도록. 그리고 맑은 하늘 아래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자연을 찬양한다.  

융프라우요흐에 오를 계획이라면 미리 자신의 운을 자연에 맡기자. 그리고 자연의 뜻에 따르자. 아무리 욕심내봐야 자연 속에서 나는 그저 미물(微物)에 불과하다. 구름 속에서도, 맑은 하늘 아래에서도.     

황현희 <여행작가>

 

포스코 신문 835호 (201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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